국산 전투기 OS '비상'
국내 한 중소기업이 운영체제(OS) 개발 15년 만에 외국산 제품이 100% 장악하고 있는 전투기(국방용 항공기) OS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 주목받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자회사인 소프트웨어(SW) 전문업체 MDS테크놀로지는 최근 자체 기술로 개발한 항공기 OS ‘네오스(NEOS)’를 전투기 FA-50에 적용해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이상헌 MDS테크놀로지 대표(사진)는 “그동안 100% 외산 제품에 의존하며 연간 200억~300억원 규모의 로열티를 지급해 온 전투기 SW 시장에서 국산화의 첫발을 내디뎠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MDS테크놀로지의 OS 개발 역사는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직원이 20명에 불과했던 이 회사는 서울대에서 기술을 이전받아 OS 개발에 나섰다. 초창기엔 멀티미디어 기기, 차량용 블랙박스, 지능형 의료기기 등의 OS를 개발해 상용화했다.

항공용 OS는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2007~2012년 옛 지식경제부의 ‘항공기 시스템 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의 융합 SW 실증사업에 참여하는 등 기술 개선에 힘썼다. 이 대표는 “항공기 전문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2년간 기술 협력을 하면서 수천 가지의 고난도 시험 평가를 거쳤다”고 말했다.

MDS테크놀로지는 항공용 OS 양산화로 외국산 제품을 대체하겠다는 목표다.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KFX)사업과 소형 무장헬기(LAH)사업 등에서 외산 OS를 밀어내고 국산 OS가 채택되도록 품질을 높일 계획이다.

MDS테크놀로지는 전체 직원 280명 가운데 80% 정도가 엔지니어일 정도로 기술 중심 회사다. 현대·기아자동차 삼성전자 한화탈레스 등 다양한 분야의 1500여개 회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뿐 아니라 싱가포르 호주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등지에 해외 지사가 있다”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